The War On Drugs - A Deeper Understanding (2017)

락커룸(Rockeroom)
2020-03-13
조회수 515

The War On Drugs - A Deeper Understanding (2017)


사자인 그들은 모를 테지만,

아무튼 그들과의 첫 만남은 유투브 KEXP 라이브 영상에서였다.

그리고 작년 유월, 나는 덴마크 오르후스에 있었다.

벌써 1년하고도 두 달이 지난 일

북유럽을 평소 선망했지만, 그때 간 이유는 정말로 순도 높게 단순했다.

워 온 드럭스를 직접 내 눈과 귀로 보고 듣고 싶다는 생각.

그래서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쯤에서 열리는 Northside 페스티벌로 무작정 이동했다.


<The War On Drugs>

northside music festival. 

photo by brian f. benton


밥 딜런

닉 드레이크

대게 고독과 회상을 주제로 노래하는 사람들을

나 또한 음유시인이라 부른다.

한 번쯤 나는 생각해봤다.

만약 이 앨범이 포크와 저항정신이 깃든 그 시절에

발매되고, 그 장르가 포크라고 정의 지어질 때

군중의 입에서 오르락내리락할 수많은 말들을.

그때는 생각보다 행동의 무게가 더 중요한 시기였으니까,

보란 듯이 밥 딜런의 뉴포크 페스티벌 사건처럼

포크팬들의 봉기와 다름없는 야유가 일어났을지도 모른다.

지금으로 치면 저항정신이 빠진 록은 팝이다라는 뉘앙스일지…

덧붙이자면, 당연히 밥 딜런은 결코 관객을 엿먹이기 위한 이유로

전자기타를 메고 포크 페스티벌의 무대에 오르지 않았을 게다.

(그게 뭐가 중요한감)

그래, 지금은 많은 세대가 지나갔고 ‘우리’의 세대가 아닌가.

그때 밥 딜런의 생각과 결단이 아이러니하게도

현재에서 더 평가절하되기 쉬울지 모른다.

아무튼 워 온 드럭스<The War On Drugs>의 이 앨범은 시작과 끝에 이르기까지 적당한 속도로 정돈돼있다.

나는 다소 실험적인 소리보다는 아무래도 귀가 먼저 즐거워지는 노래를 좋아한다.

또, 가끔 괘씸함이 발동할 때 나는 리스너로서 앨범의 완성도를(애정을 가지고) 운운한다.

그런 히스테리의 순간을 이겨낸 앨범은 많지 않았는데.

따라서 이 앨범에는 ‘화학조미료를 친 게 분명하지 않나’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.

고작 나온 지 채 2년이 안 된 앨범에서 흐르는 소리의 광경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,

이를테면 캔자스나 아이오와의 들판이나 수풀을 생각나게 하며,

어느새 눈을 떠 현세로 돌아왔을 때는 어두운 밤 에어컨 바람 아래 이불을 두르고 있다.

뭐, 더 이상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봤자 의미있을까

그냥 이 분야의 독보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외치면 그만이잖아.

그래 그게 맞다. 이 앨범을 들으며 맥주나 마시자.

그게 곧 내가 저들에게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찬사이자 행동 일거다.

1. Up All Night

2. Pain *

3. Holding On *

4. Strangest Thing *

5. Knocked Down

6. Nothing To Find *

7. Thinking of a Place *

8. In Chains *

9. Clean Living

10. You Don’t Have To Go *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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